책소개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조온윤 시인의 첫 시집 『햇볕 쬐기』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삶을 향한 사려 깊은 연민과 꾸밈없어 더욱 미더운 언어로 온화한 서정의 시 세계를 보여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어둠을 빛 쪽으로 악착같이 밀며 가”(안희연, 추천사)는 시편들을 통해 세계 속 선함의 자리를 한뼘 더 넓히고자 한다. 살아 있기에 견뎌야 하는 괴로움에 주저앉더라도 우리에게는 서로를 일으켜줄 손이 있음을 끝까지 기억하려는 시인의 “지극한 선량함”(나희덕, 해설)은 체념과 위악으로 가파르게 흐르기 쉬운 마음을 단단히 붙든다. 고립이 일상이 된 지금, 『햇볕 쬐기』는 타인의 온기를 잊지 않길 바라는 가장 순하고 정한 진심으로 내놓은 시집일 것이다.
목차
제1부
날개뼈/묵시/휴일/중심 잡기/원주율/그림자 숲/빛과 산책/단체 관람/다른 차원에서 만나요/토르소/회심
제2부
그림자 무사/더빙/사랑의 기원/불행 연습/증후군/반려식물/유리 행성/끝과 끝/백야행/콘크리트 산책법
제3부
공통점/오존주의보/적정 온도/계절 산책/시간의 바다/마지막 할머니와 아무르강 가에서/주변인/연소 시계
제4부
검은 돌 흰 돌의 시간/세계관/시월의 유령들/밤의 마피아/밤도 밖도 밝던/계단의 방향/파수꾼/귤
제5부
별/먼 곳/십오행/십오행을 쓰기 위하여/낫 크리스천의 아침 식사/공복 산책/설인/무족영원
해설|나희덕
시인의 말
작가의 말
너희가 슬픔을 주었구나
나는 슬픔을 어르는 손길을 줄게
2022년 겨울
조온윤
책 속에서
네가 길바닥에 웅크려 앉아
네 몸보다 작은 것들을 돌볼 때
가만히 솟아오르는 비밀이 있지
태어나 한번도 미끄러진 적 없는
생경한 언덕 위처럼
녹은 밀랍을 뚝뚝 흘리며
부러진 발로 걸어가는 그곳
인간의 등 뒤에 숨겨두고
데려가지 않은 새들의 무덤처럼
-「날개뼈」 전문
왼손과 오른손을 똑같이 사랑합니다
밥 먹는 법을 배운 건 오른손이 전부였으나
밥을 먹는 동안 조용히
무릎을 감싸고 있는 왼손에게도
식전의 기도는 중요합니다
사교적인 사람들과 식사 자리에 둘러앉아
뙤약볕 같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도
침묵의 몫입니다
혼자가 되어야...
네가 길바닥에 웅크려 앉아
네 몸보다 작은 것들을 돌볼 때
가만히 솟아오르는 비밀이 있지
태어나 한번도 미끄러진 적 없는
생경한 언덕 위처럼
녹은 밀랍을 뚝뚝 흘리며
부러진 발로 걸어가는 그곳
인간의 등 뒤에 숨겨두고
데려가지 않은 새들의 무덤처럼
-「날개뼈」 전문
왼손과 오른손을 똑같이 사랑합니다
밥 먹는 법을 배운 건 오른손이 전부였으나
밥을 먹는 동안 조용히
무릎을 감싸고 있는 왼손에게도
식전의 기도는 중요합니다
사교적인 사람들과 식사 자리에 둘러앉아
뙤약볕 같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도
침묵의 몫입니다
혼자가 되어야 외롭지 않은 혼자가 있습니다
-「묵시」 부분
네모난 빛 속에서 나의 오늘은 말라갑니다
혼자서만 휴일을 맞는 내가
가여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로움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언젠가는 월요일이 올까요
나는 창세를 기다리는 풍경화입니다
-「휴일」 부분
환한 빛에 관한 일이라면 잘 알 수 있다
빛은 눈을 뜨게 하지만
눈을 멀게도 하지
빛은 눈을 감게 하지만 손을 더듬어
다른 손을 찾게도 한다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꿈에서는
그 손이 빛이었구나
그 빛을 잡아보려고 우리는 오래도 헤매었구나
-「백야행」 부분
시간은
부서지기 위해 지어지고
지어지기 위해 부서지는 모래성 같았다
그런 마음으로
종점까지 걸었다
종점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끝까지 걷게 했다
잠시 무너지고 나면 끝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콘크리트 산책법」 부분
슬픔을 정원처럼 가꿀 줄 아는 사람은 주변에 없어
그들의 멋진 텃밭과 저녁마다 피는 웃음을 가진 적 없어
그런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끼리
주변을 만들고 있으니까
(…)
지금 내 왼손을 잡은 사람과
내 오른손을 잡은 사람이 손을 놓지 않으며
나를 중심으로 만들어줄 때
내 주변에 있는 모두와 내 주변에 없는 모두의
궤도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더이상
나는 바깥에 있지 않았다
-「주변인」 부분
걸어가야 할 마땅한 이유도 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하염없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한가지 대답을 만나고 싶었지
(…)
이봐,
우리는 무엇으로 살고자 하는 거지?
삶이 아니면 배고픈 일이 없고
삶이 아니면 싸우는 일이 없고
삶이 아니면 슬퍼하는 일 하나 없다
그런데 왜 아직도 대답을 내놓지 않는 거지?
-「공복 산책」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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