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인간

영미 작가들의 아름다운 산문들을 채집�...

나쓰메소세키 외 지음

봄날의책

2017년 12월 04일 출간

ISBN 9791186372166

344쪽

141 × 221 × 24 mm /468g

슬픈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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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미 작가들의 아름다운 산문들을 채집한 《천천히, 스미는》의 일본 문학 버전 『슬픈 인간』.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하야시 후미코 등 일본 근현대 작가 26명, 41편의 산문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근대 이후 풍요로운 낭만과 지성이 꽃핀 시기의 정신을 이어받는 작품부터, 전쟁과 가난과 차별과 청춘 등 각종 파란 속 우울과 자포자기 가운데 치열하게 각자의 삶을 살다간 인간의 풍경들을 만나볼 수 있다.이 책을 엮고 옮긴 정수윤은 길게는 백 년 넘게, 짧게는 오십 년 가까이 긴 낮과 밤에서 살아남은 작가들의 힘을 빌리고자 그들의 산문을 고르며 몇 번의 계절을 보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본에서 제일 큰 도서관인 국립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고 흙 묻은 원석 같은 산문들을 차곡차곡 쌓고 지난한 선별과정 끝에 고르고 고른 작품들을 번역해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작가 소개

저자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는 소설가. 에도 우시고메(오늘날 도쿄 신주쿠)에서 태어났다. 영국 런던에서 유학했으며 귀국 후 도쿄제국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다 하이쿠시인 동료들의 권유로 하이쿠잡지 『호토토기스』에 「자전거 일기」를 비롯해 첫 장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이후 『산시로』,『문』, 『마음』 등 잇달아 명작을 써내며 국민적인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목차

나쓰메 소세키, 「자전거 일기」「고양이의 무덤」「나와 만년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피아노」「귤」「나의 스미다강」
이즈미 교카, 「따뜻한 물두부」
모리 오가이, 「사프란」
마사오카 시키, 「램프 그림자」
오카구라 덴신, 「고우야, 외롭니」
가타야마 히로코, 「여행길 봇짐의 구성」「계절이 바뀔 때마다」「다섯 송이 장미」
마사무네 하쿠초, 「꽃보다 경단」「한 가지 비밀」
다카무라 고타로, 「촉각의 세계」
나카야 우키치로, 「눈을 만드는 이야기」
미야자와 겐지, 「영국 해안」「쇠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미야모토 유리코, 「도서관」
고바야시 다키지, 「감방 수필」
오다 사쿠노스케, 「오사카의 우울」「가을에 오는 것」
다자이 오사무, 「아, 가을」「온천」「그날그날을 가득 채워 살 것」
하야시 후미코, 「나의 스무 살」「나폴리의 일요일」「저는 인간을 좋아합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모래 한 줌」
요사노 아키코, 「출산 이야기」
나오키 산주고, 「가난뱅이의 기록」
오카모토 가노코, 「복숭아가 있는 풍경」「갈색의 구도」
나카하라 추야, 「산보 생활」
하기와라 사쿠타로, 「나의 고독은 습관입니다」
사카구치 안고, 「온천마을 엘리지」
가지이 모토지로, 「벚나무 아래는」
이쿠타 ?게쓰, 「실내여행」
하라 다미키, 「불의 아이」「염원의 나라」

책 속에서

불초하지만 코밑에 경미하게 수염까지 기른 남자더러 여성용 자전거를 타라니, 이건 해도 너무하다, 넘어져도 좋으니 내게 어울리는 것을 달라 항의하며, 만약 내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시에는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칠지언정 먼지처럼 살진 않겠다는 둥 횡설수설 기염을 토해낼 태세를 갖추고 묵묵히 있었더니, 정 그렇다면 이걸로 하자며 지극히 보기 흉한 남성용 자전거를 지목했다. 어차피 넘어질 텐데 아름다움이 다 무슨 소용이냐며 무거운 듯 자전거를 끌어내기에 불평스레 힘을 꾹 줘 눌러보니 끽 소리가 났다. 일테면 나는 관절도 느슨해지고 윤기도 없어진 노후한 자전거를 만나러 천릿길 바다 건너 아득히 먼 곳으로 온 게다.
자전거엔 정년퇴임도 없나 싶어 미심쩍었는데, 생각해보면 이미 한참 전에 퇴임했어야 할 자전거가 여태 구석에서 한가로이 요양을 하다 생각지도 않게 동양에서 온 고독한 손님에게 끌려나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른 것이니, 자전거의 말로 또한 애처롭기 짝이 없다. 애꿎은 자전거에게 항복의 분풀이를 할 요량으로 늙은 동체를 끽끽 울려 보는데, 핸들이라는 놈이 어찌나 신경과민인지 이리 당기면 넓적다리에 부딪히고 저리 밀면 길 한복판으로 뛰쳐나갈 기세다. 타기 전부터 이 지경인데 올라탄 뒤는 오죽할까 싶어 눈앞이 캄캄했다.
-나쓰메 소세키, 「자전거 일기」

한가로이 누워 햇볕을 쬐는 게 아니라 움직일 기운이 없어서?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아무튼 나른한 정도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쓸쓸하지만 움직이면 더 쓸쓸해지니까 꾹 참고 견디는 듯 보였다. 고양이의 눈길은 하염없이 뜰 안 수풀을 향하고 있었지만, 나뭇잎이나 줄기 모양도 의식하지 못하리라. 푸른빛이 감도는 노란 눈동자를 멍하니 한곳에 고정시키고 있을 뿐이다. 우리 집 아이가 고양이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고양이도 세상의 존재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가끔씩은 무슨 용무가 있는지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그러면 언제나 이웃집 삼색 고양이에게 쫓겨 다녔다. 그러다 무서워서 툇마루로 뛰어들어 닫혀 있던 장지문을 뚫고 난롯가까지 도망쳐 온다. 식구들이 고양이의 존재를 깨닫는 것은 이때뿐이다. 고양이도 이때만큼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자각하리라.
-나쓰메 소세키, 「고양이의 무덤」

그때 누군가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친다기보다는 만지는 소리였다. 무심결에 발걸음을 늦추고 스산함에 잠긴 주위를 둘러봤다. 마침 달빛이 가늘고 긴 피아노 건반을 넌지시 비추고 있었다, 명아주 수풀 속 그 피아노를. ?그러나 사람의 그림자는 어디도 없었다. 딱 한 음이었다. 하지만 피아노가 분명했다. 나는 조금 으스스해져서 다시 걸음을 재촉하려 했다. 그때 내 뒤에 있던 피아노가 분명히 또 희미한 소리를 냈다. 난 물론 뒤돌아보지 않고 재빨리 걸어 나갔다, 습기를 머금은 세찬 바람이 내 등을 떠미는 걸 느끼며…….
이 피아노 소리에 초자연적 의미를 부여하기엔 나는 지나치게 리얼리스트였다.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지만 저 무너진 벽 근처에 고양이라도 숨어 있을지 모른다. 혹시 고양이가 아니라면, ?나는 그 밖에도 족제비라든가 두꺼비를 꼽아봤다. 그래도 어쨌든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피아노가 울린 건 이상한 일이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피아노」

건널목 근처에는 어디나 초라한 초가집과 기와집이 너저분하고 옹색하게 늘어서 있고, 건널목 파수꾼의 흰 깃발 하나가 해거름 속에서 나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겨우 터널을 빠져나왔구나 싶던 바로 그때, 소삭한 건널목 울타리 너머로 볼이 빨간 남자애 셋이 주르륵 늘어선 것이 보였다. 그 애들은 모두 무거운 하늘에 짓눌리기라도 한 것처럼 하나같이 키가 작았다. 또 이 변두리의 음산한 풍경과 같은 색깔 옷을 입고 있었다. 아이들은 지나가는 기차를 올려다보며 일제히 손을 흔드는가 싶더니 크고 해맑은 목소리로 뜻 모를 함성을 질러댔다. 그때였다. 창문 밖으로 몸을 반쯤 내민 그 애가 예의 부르튼 손을 쭉 뻗어 힘차게 좌우로 흔드는데, 맘이 들뜰 만큼 따스운 햇살에 물든 귤 대여섯 개가 배웅하는 아이들 머리 위로 이리저리 흩어져 내렸다. 나는 엉겁결에 숨이 멎었다. 순식간에 모든 게 이해됐다. 이 아이는, 아마도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러 떠나는 이 아이는, 품속에 넣어온 몇 개의 귤을 창밖으로 던져 애써 건널목까지 배웅하러 나온 남동생들의 노고에 보답한 것이구나.
-아쿠타가와 류노스키, 「귤」

나는 어째서 이토록 그 강을 사랑하는 것일까. 탁하게 흐리고 뜨뜻미지근하던 그 강물에 왜 이리도 알 수 없는 그윽함을 느끼는 것일까. 나 자신도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오래전부터 이 강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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